우리들의 살아가는 모습들/은은한 이야기 15

새벽

어서오세요..반갑습니다..은은한입니다 나는 어려서부터 새벽을 좋아했다. 박꽃이 하얗게 피는 황혼도 사랑스럽지마는 희끄무레 동터오는 새벽녘이 훨씬 반가웠다. 봄의 새벽은 포근해서 좋고, 여름의 새벽은 신선 해서 좋고, 가을의 새벽은 싸늘해서 좋고, 눈떠보면 흰 눈이 소복하게 쌓인 겨울의 새벽은 창자 속까지 스며드는 신선한 가운데 정신이 바짝 들어 상쾌하기 이를 데 없는 것이다. 어쩌다가 늦잠이 들어 새벽시간을 즐기지 못한 날은 머릿속에서 연기라도 낀 듯이 종일 찌뿌듯한 게 심신이 개운하지 못하여서 일하는 데에 영향을 미치곤 하였다. 그래서 왕년에는 상록수의 모란, 작약, 침정 화가 덮인 석가산이랑, 수련이 동동 뜨고 금붕어가 늠실대는 연못이랑도 만들어 제법 정원답게 꾸며서는 새벽 산책의 시간을 좀 더 즐겁..

그믐달...

나는 그믐달을 몹시 사랑한다 그믐달은 너무 요염하여 감히 손 울 댈 수도 없고 말을 붙일 수도 없이, 깜찍하게 예쁜 계집 같은 달인 동시에 가슴이 저리고 쓰리도록 가련한 달이다 서산 위에 잠깐 나타났다,숨어버리는 초승달은 세상을 후려 삼키려는 독부가 아니며, 철 모르는 처녀 같은 달이지 마는, 세상의 갖은 풍상을 다 겪고 낮에는 그 무슨 원한을 품고서 애처롭게 쓰러지는 원부(怨婦)와 같이 애절하고 애절한 맛이 있다. 보름의 둥근달은 모든 영화와 끝없는 숭배를 받는 여왕 같은 달이지 마는,그믐달은 애인을 잃고 쫓겨남을 당한 공주와 같은 달이다 초승달이나 보름달은 보는 이가 많지마는, 그믐달은 적어 그만큼 외로운 달이다. 객창 한 등(客窓寒燈)에 정든 임 그리워 잠 못 들어하는 분이나 못 견디게 쓰린 가슴을..

20년 넘게 ..오래전에(1980년대) 즐겨 읽었던.. 에세이책표지..요즘들어 자주 들여다봅니다..

은은한 입니다..방갑습니다.. 젊어서는 내 꿈은 늘 책을 옆에 끼고 낭만을 먹으면서 살 줄 알았다 문득 창밖을 보니 눈발이 날리기 시작이었다 토요일 아침이면.. 주말마다 올라가는 남한산성 순두부집이 더더욱 빨리 가고 싶은 마음뿐이다 강아지 세놈을 데리고 운동을 나가던 남편한테 전화가 왔다.. "별이"가 가다 말고.. 주저 앉아서 안 간다고 버틴다는 것이다..^^* 그래.. 너도 나이 들어 힘든가 보구나.... 힘들면 너도 쉬어라... 사는 게 머 별거 있냐? 좋은 느낌이 들면 휑...하고 기분이 좀 쒜..하면 안 하면 그만인 것을... 그냥 오늘은 남한산성 눈 구경이나 가자..ㅎㅎ 외출할 것 같은 눈치가 보였는지 연신 아빠 다리를 뒤에서 계속 치면서 나가자고 보챈다 새벽부터 일어나 온 집안을 깔끔하게 정..

놀랍도록 건강해졌답니다

사실 이런 곳에 나의 건강 회복에 관해서 써도 되나 많이 망설이다가 그냥 써보려 합니다 잘못하면 어느 특정상 품을 지정해야 하는 일이기 때문에 더욱 망설였습니다 하지만 있는 그대로 가감 없이 쓰려합니다 2년 전부터 이야기를 해야겠네요 제 동생이 수서 지하상가에서 캐나다 수입 브랜드 매장을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여동생 매장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이야기는 시간 나는 대로 조금씩 쓰려합니다 그냥 시간 날 때 조금씩 쓰려합니다 제가 그동안 다루어 왔던 이야기들... 부동산 이야기.. 지난 한 해 마스크를 접했던 이야기들.. 그리고 놀랍도록 건강해진 이야기들... 오늘이 구정 전날... 2월 11일이네요. 제가 이 블로그에 처음 쓴 날자가 1월 22일이니... 20일 만에 제 얘기를 쓰려고 한답니다. 막연하게 나이 ..

남한산성 순두부집 20년단골

안녕하세요 은은한 입니다 오늘도 활기찬 하루 만들기~~~약속~~ 어젯밤 내린 비로 우리의 단골 순두부집의 정경 더 그윽하다 너무도 오랜만에 보는 고드름 지지난주 눈이 엄청스럽게 왔었다 눈을 뜬 순간 얼른 순두부집을 가고만 싶었다 아무도 없었다 이넓은 남한산성 우리가 즐겨먹던 메뉴로는 된장찌개ㆍ순두부ㆍ도토리묵ㆍ더덕구이가 있다 열심히 일주일을 보내고 편안한 주말을 보내기 위해 우리 부부는 20년 넘게 이순 두부집을 이용하는 중이다 예전에 도봉산을 떠오르게 하는 외할머니의 손맛을 떠오르게 한다 카운터 위에 메뉴 실내에 화장실 카운터에 걸려있는 사진은 작년에 돌아가신 주인 할머니이십니다 메뉴 중에 우리가 즐겨 먹는 메뉴는 도토리묵입니다 가성비 대비 전국을 다니면서 여러 집 도토리묵을 먹어봤지만 이 집 도토리묵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