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서오세요..반갑습니다..은은한입니다 나는 어려서부터 새벽을 좋아했다. 박꽃이 하얗게 피는 황혼도 사랑스럽지마는 희끄무레 동터오는 새벽녘이 훨씬 반가웠다. 봄의 새벽은 포근해서 좋고, 여름의 새벽은 신선 해서 좋고, 가을의 새벽은 싸늘해서 좋고, 눈떠보면 흰 눈이 소복하게 쌓인 겨울의 새벽은 창자 속까지 스며드는 신선한 가운데 정신이 바짝 들어 상쾌하기 이를 데 없는 것이다. 어쩌다가 늦잠이 들어 새벽시간을 즐기지 못한 날은 머릿속에서 연기라도 낀 듯이 종일 찌뿌듯한 게 심신이 개운하지 못하여서 일하는 데에 영향을 미치곤 하였다. 그래서 왕년에는 상록수의 모란, 작약, 침정 화가 덮인 석가산이랑, 수련이 동동 뜨고 금붕어가 늠실대는 연못이랑도 만들어 제법 정원답게 꾸며서는 새벽 산책의 시간을 좀 더 즐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