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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대 노부부 카이스트에 200억원 기부

목련이 필때 2021. 3. 22. 07:52

90대 노부부 카이스트에 200억 원 기부

 

 

화장품 용기 회사 장성환 회장과 부인 안 하옥 씨
18살에 월남해 고학으로 대학원 마치고 무역업
강남 논현동 소재 지상 6층·지하 2층 빌딩 쾌척
350억 기부한 김병호·김삼열 씨 부부와 이웃사촌

 

카이스트에 200억 원 상당의 부동산을 기부한 장성환(왼쪽)씨와 안하옥씨 부부. 

 

90대 노부부가 200억원 상당의 부동산을 한국 과학기술원(카이스트)에 기부했다.

카이스트는 14일 “경기도 용인시에 거주하는 삼성 브러시 회장 장성환(92)씨와 부인 안 하옥(90)씨가 서울시 강남구 논현동 소재 200억 원 상당의 부동산을 과학기술 인재 양성에 써달라며 쾌척했다”라고 밝혔다

 

장 회장 부부가 기부한 부동산은 대지 580㎡(175평)의 지상 6층·지하 2층짜리 빌딩이다.

장 회장은 북한 황해도 남촌에서 7남매(아버지 장수근·어머니 이일래) 가운데 셋째로 태어나 18살에 월남했다.

 

고학으로 대학원까지 졸업한 그는 무역업에 뛰어들어 화장품 용기 제조 회사를 혼자 힘으로 일으켜 중국으로 사업을 확장시키며 지금의 재산을 일궜다.

 

서울 그랜드 하얏트호텔에서 지난 13일 장성환·안 하옥 씨 부부의 카이스트 발전기금 기부 약정식이 열리고 있다.

 

장 회장은 “어느 정도 재산을 모으고 나니 부부가 어려운 사람을 돕는 오른팔이 되어주자고 자연스럽게 뜻을 모으게 됐다.

어느 곳에 기부할까 고민하다 국가 미래를 위한 투자가 가장 보람될 것이라는 생각에 카이스트를 선택했다”라고 말했다.

 

장 회장 부부의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은 2009년과 2011년 두 차례에 걸쳐 카이스트에 350억 원을 기부한 김병호·김삼열 씨 부부로, 장 회장 부부와 이웃사촌처럼 지내고 있다.

 

카이스트는 기부자가 다시 기부를 하는 경우와 기부한 지인이 기부를 하는 릴레이 기부 사례가 숱하다.

 

장성환(오른쪽)·안 하옥 씨 부부가 카이스트 발전기금 약정서를 들고 자세를 잡고 있다. 

 

부인 안 하옥 씨는 “부부의 오랜 꿈을 실현할 수 있어 아주 즐겁고 행복하다.

우리 부부의 기부가 과학기술 발전에 보탬이 돼 우리나라 발전에 도움이 된다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다”라고 말했다.

 

장 회장 부부는 지난 2일 해당 부동산의 명의 이전 절차를 모두 마쳤으며, 지난 13일 그랜트 하얏트 서울에서 카이스트 발전기금 약정식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