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살아가는 모습들/아웃나라이야기

미얀마 쿠데타 "생계 걱정 말길"..미얀마 시민불복종 지원 국내외서 '밀물'

목련이 필때 2021. 3. 8. 11:34

 


미얀마에서 쿠데타가 발생한 지 36일째로 접어든 가운데 시민불복종 운동(CDM)을 지원하는 활동이 국내외에서 쏟아지고 있습니다.

 

프런티어미얀마 등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수 만 명의 공무원들이 군부의 여러 차례 업무 복귀 명령과 관사 퇴거, 해고 위협 속에도 시민불복종 운동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1천200여 개 국·공립 병원 가운데 300여 곳이 직원들의 파업으로 문을 닫았고, 40여 개 국·공립대학 교직원도 “반(反) 쿠데타”와 “민주화”를 외치며 거리로 나서고 있습니다.

 

미얀마경제은행 등 국영은행 직원, 교사, 각 부처 공무원들은 물론 미얀마 국영철도사(MR) 소속 직원 90%가 파업하고, 민간항공청의 관제사와 직원들도 출근을 거부하고 군부에 저항하고 있습니다.

 

불복종 운동에 참여하는 의사들을 영장도 없이 체포했거나 체포하려는 시도도 잇따라 발생했습니다.

 

하지만, 상당수 미얀마 공무원들은 “정부가 같은 임금을 주더라도 군부독재 체제에서는 일하고 싶지 않다”는 입장입니다.

 

군부는 복직 서약서에 서명한 공무원에게만 월급을 지급하겠다며 재정압박을 가하고 있습니다.

 

국공립 병원의 한 외과 레지던트는 “우리 집은 부유하지 않다. 은퇴 공무원인 부모님은 내 의대 학비를 대기 위해 고군분투했다”며 “내가 시민불복종운동에 참여한다고 할 때 그들은 많이 울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본래 월급 28만짯(22만 원)으로도 생활비가 빠듯했는데, 그들이 월급을 끊었다”며 “그래도 후회하지 않는다. 사촌들이 돈 걱정은 하지 말라며 (경제적으로) 도와주겠다고 했다”고 말했습니다.

 

미얀마 시민들은 시민불복종 운동에 참여한 공무원들이 생계 때문에 걱정하거나 이탈하지 않도록 지원하는 단체를 여러 개 만들었습니다.

 

‘영웅을 지원한다’(We Support Heroes)는 이름의 단체는 쿠데타 발생 후 공무원 수백 명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국영 병원 간호사, 세관 직원, 국회 직원, 경찰관 등이 이 단체로부터 음식과 쉼터를 지원받았습니다.

 

처음에는 모금이 안 돼 숙소, 식량 지원이 주를 이뤘으나 지난달 중순부터 정치인, 유명 인사들이 후원금을 내놨고 시민들이 십시일반 모아 현금 지원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특히, 해외에 사는 미얀마인들이 후원 단체를 만들어 외화를 모으고 있습니다.

 

일본에만 해도 4개의 지원단체가 있는데, WLM이란 단체는 1억 짯(8천만 원)을 모금했습니다.

 

한국 거주 미얀마인들이 8천300만 짯(6천600만 원)을, 미국 로스앤젤레스 거주자들이 8천450만 짯(6천700만 원)을 모았습니다.

 

해외 단체들은 국제사회 제재로 미얀마로 송금이 어려워진 뒤 미얀마 주재 사기업을 통해 우회적으로 기금을 전달하는 방법 등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이밖에 파업 공무원들에게 주라며 농산물을 산더미처럼 가져다주는 농부들, 고향으로 돌아가는 교통비와 숙소를 제공해준 민간 버스 회사 등 여러 방면에서 지원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전체 시위대를 위한 음식과 음료, 과일 등 지원도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