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편의점서 K-문화 즐기세요”… 아시아서 몸집 키웠다
몽골 CU 배달 상품 중 가장 인기가 많은 핫도그를 모델들이 광고하고 있다. CU 제공
해외로 나간 국내 편의점들이 코로나 19로 인한 오프라인의 위기에도 몸집을 키웠다.
한국 편의점이 ‘K문화’를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한 덕이다.
연중 비가 거의 오지 않는 몽골이지만 CU 장우산 1000개는 3일 만에 모두 팔렸고, GS25 직원들이 입는 파란색 조끼는 베트남에서 스트리트 패션이 됐을 정도다.
양사 관계자는 “한국 편의점이 현지에선 단순한 편의점을 넘어 K문화를 즐길 수 있는 트렌디한 공간이 됐다”라고 입을 모았다.
26일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CU와 GS25는 올해 상반기 중 각각 말레이시아와 몽골에 1호점 오픈을 준비하고 있다.
2018년 몽골에 진출한 CU와 베트남으로 간 GS25가 각 국가에서 100호점 이상을 오픈하며 해외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한 뒤 시야를 더 확대하는 모양새다.
지난해는 코로나19로 국내외를 막론하고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이 고전하면서 해외 사업 축소에 나섰다. 하지만 편의점은 코로나 19의 영향을 비껴간 모습이다.
GS25는 베트남에서 지난 1~2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6.7% 올랐고, 작년 한 해에만 33개 신규 점포를 오픈했다.
베트남 1위 편의점인 ‘서클 K’의 점포 수가 지난해 순감소한 것과 대조적이다.
CU도 몽골에 진출한 지 2년 만에 점포 수 100개를 넘겼고, 점포당 하루 평균 방문객은 1000명을 상회한다. 이는 한국의 3.2배, 일본의 1.3배 수준이다.
베트남 GS25에서 판매하는 즉석조리 떡볶이를 현지인들이 구매하고 있다. GS25 제공
CU와 GS25 관계자는 한국 편의점의 흥행에 한류 영향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를 잘 보여주는 게 GS25가 점포 내에서 운영 중인 ‘카페25’의 인기다.
세계 2위 커피 생산국이자 수출국으로 커피 문화가 발달한 베트남에서 GS25의 원두커피 매출이 지난 1~2월 전년 대비 283% 증가했다.
이를 두고 GS리테일 관계자는 “현지인들은 단순히 커피를 마시기 위해 GS25의 원두커피를 구매하는 게 아니라 한국 문화로서 소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편의점 굿즈’가 잘 팔린 것도 같은 맥락이다. 지난해 7월 몽골의 우기인 ‘나담’ 시즌에 맞춰 장우산을 기획한 CU는 예상 밖의 성적에 놀랐다.
몽골의 연평균 강수량은 200㎖(중부지방 기준)에 불과하다.
세계 평균이 800㎖, 우리나라 평균이 1250㎖인 것과 비교하면 비가 거의 오지 않는 수준이다. 그럼에도 CU 우산 1000개는 3일 만에 완판 됐다.
또 CU의 커피&디저트 브랜드 ‘카페 GET’의 선물세트를 받기 위해 한 달간 127잔의 GET커피를 마신 대학생도 있었다.
GS25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 ‘편의점 샛별이’ 포토존에서 베트남 현지인들이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GS25 제공
GS25를 배경으로 제작된 드라마 ‘편의점 샛별이’가 베트남에서 인기를 끌면서 GS25 조끼가 유행하기도 했다.
또 끼니때가 되면 즉석 라면을 먹기 위해 줄이 생기기도 한다고 GS리테일 관계자는 전했다.
지난해 베트남 GS25에서 가장 많이 팔린 상품은 즉석조리 떡볶이였다.
K푸드에 대한 현지인들의 관심과 작은 용기에 떡볶이를 퍼 담아주는 방식이 베트남의 길거리 음식 문화와도 잘 맞았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CU는 몽골 편의점에서 유일하게 배달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CU 제공
한류 영향뿐 아니라 백화점이나 대형마트보다 점포 규모가 작아 초기 투자비용이 적고, ‘마스터 프랜차이즈’(현지 기업에 브랜드 사용 권한과 매장 개설, 사업 운영권을 부여하고 로열티를 받는 방식) 형태로 진출하며 사업 리스크를 줄인 것도 도움이 됐다.
현지 파트너사와 계약을 체결해 운영하기 때문에 현지 기업의 영업·유통망을 활용할 수 있고, 시장 대응력 또한 높기 때문이다.
여기에 몽골, 베트남의 주요 소비층 연령대가 낮아 대형마트보다는 가까운 편의점에서의 즉시 소비를 선호한다는 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이 때문에 편의점들은 몽골과 동남아시아 등 신흥시장으로의 진출을 확대하고 있다.
신흥시장은 한류에 대한 인지도가 높을 뿐 아니라 젊은층의젊은 층의 비중이 크고 인구 밀집도 또한 높다.
몽골의 경우 인구의 절반가량이 수도 울란바토르에 거주하며 40대 이하 젊은 층의 인구 구성비가 70%에 육박한다.
말레이시아는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지난해 약 1만1000달러로 동남아시아 국가 중 3위에 오를 만큼 소비력이 높고, 쿠알라룸푸르를 중심으로 한국의 수도권에 해당하는 클랑 밸리 지역이 계속 확대되고 있어 편의점 산업의 성장잠재력이 크다.
한국 편의점 모델이 세계적으로 높은 수준인 것도 한몫했다는 의견도 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한국의 편의점 점포 운영 능력은 세계 최고라고 볼 수 있다”며 “특히 편의점은 서비스에 IT 기술이 많이 접목된 비즈니스인데, 우리나라는 IT 기술력이 높기 때문에 여러 방면에서 성공 가능성이 높다”라고 말했다.
그래서 아시아권뿐 아니라 남미 국가의 대도시로도 진출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GS25는 베트남과 몽골을 발판 삼아 향후 동남아시아, 중앙아시아 및 전 세계로 뻗어나가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또 몽골과 베트남에서 우리동네딜리버리(도보배달), 반값 택배 등과 같이 국내에서 성공을 거두고 있는 생활 밀착형 서비스 플랫폼을 현지에 맞는 형태로 개발해 적용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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