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만 전자, 8만 전자, 그리고 10만 전자’
과거 2~3년간 주식투자자들 사이에서 삼성전자를 부르는 별칭은 ‘5만 전자’였다. 2018년 5월 초 50:1 액면분할 이후 삼성전자 주가가 5만 원대 위로 올라가지 못하고 장기간 약세에 머무르면서 투자자들 사이에서 그런 낙인이 찍혔다.
사실 ‘5만 전자’는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를 빈정거리는 투로 부르는 말이었다. 심지어 주가가 5만 원선 아래로 내려가자 ‘4만 전자’라는 더 비하하는 호칭마저 등장하기도 했다.
그러다 2020년 1월 초 주가가 6만원대를 터치하면서 ‘5만 전자’에서 탈출하는 듯했지만, 코로나 19팬데믹이 닥치고 다시 ‘4만 전자’로 후퇴하면서 ‘5만 전자’의 오명에서 벗어나는 게 요원해 보였다.
하지만 작년 11월부터 모든 게 달라지기 시작했다.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이기고 뒤이어 화이자-바이오 엔텍(Pfizer-BioNTech)에서 개발한 코로나 19백신 효능이 90% 이상이라는 뉴스가 전해지면서 삼성전자는 ‘5만 전자’의 굴레를 완전히 벗어버리고 ‘6만 전자’에 안착했다.
그리고 12월 삼성전자는 사상 처음으로 ‘7만 전자’에 입성했다.
이때부터 삼성전자를 부르는 별칭은 새롭게 ‘7만 전자’가 됐다. 그리고 증권사에선 삼성전자 목표가를 10만원 위로 올리기 시작했다.
그러자 차익을 실현하는 삼성전자 임원들이 하나둘씩 생겨났다. 사실 ‘6만 전자’에 도달한 11월부터 이미 차익실현에 나선 개인투자자들이 많았다.
개인투자자는 작년 한 해 동안 삼성전자를 가장 많이 사들였는데 11월과 12월 첫째 주까지 약 –1조 3000억 원을 순매도하며 서둘러 차익을 실현했다.
삼성전자 임원들은 2019년 5월 삼성전자 주가가 4만 원대로 떨어지자 당시 김기남 부회장과 고동진 사장 등을 비롯해 상당수의 임원들이 책임경영 차원에서 자사주를 매수했었다.
작년 12월 ‘7만 전자’ 일 때 자사주를 매도한 삼성전자 임원들은 총 16명으로 이들의 매도량 합계는 보통주 총 7만 8348주, 우선주 1만 300주였다.
금액으로 계산하면, 보통주는 약 –59억 7000만 원, 우선주는 –7400만 원이었다. 평균 매도단가는 보통주가 7만 6195원, 우선주는 7만 1522원이었다.
예컨대 이상훈 사장은 –5000주를 평균 매도단가 7만 4900원에 처분했고, 최시영 사장은 –1만 8000주를 7만 9000원에, 박학규 사장은 –1만 3500주를 7만 8800원에 각각 매도했다.
올해 1월 삼성전자는 ‘8만 전자’가 됐고 1월 11일 장중에 9만 6800원까지 오르며 ‘9만 전자’라는 호칭이 붙었다.
그런데 투자자들 마음속에선 이미 삼성전자를 ‘10만 전자’라고 부르고 있었고 이를 의심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당연히 작년 11월 주가가 ‘6만 전자’가 됐을 때 서둘러 차익을 실현한 투자자들은 억울했고, 12월에 자사주를 처분한 몇몇 삼성전자 임원들은 후회를 했다.
'10만 전자'에 대한 기대감은 개인투자자들의 매수세를 다시 부추겼다. 작년 12월 둘째 주부터 개인투자자들은 삼성전자를 다시 매수하기 시작했고 올해 1월엔 무려 10조1564억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삼성전자 우선주도 1조 9028억원을 순매수했다.
1월 삼성전자 주가(종가) 평균은 8만 6565원으로 거의 한 달 내내 8만 5000원을 상회했다. 10조원을 넘게 순매수한 개인투자자들 마음속엔 ‘10만 전자’라는 목표가 분명히 섰다.
개인투자자들의 매수세는 2월에도 이어졌다. 2월에 개인은 삼성전자를 3조 896억 원 순매수하고 삼성전자 우선주를 4690억원 순매수했다.
2월 삼성전자 주가(종가) 평균은 8만 3128원이었다.1~2월 두 달간 개인투자자들은 삼성전자를 13조원 넘게 사들였다.
삼성전자 임원들도 가만히 있질 않았다. 작년 12월에 몇몇 임원들이 자사주를 처분했을 땐 ‘7만 전자’가 사실상 ‘꼭지’가 아니냐는 의심이 들 게 했다.
그러나 올해 들어 ‘8만 전자’에 자사주를 매수하는 임원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올해 ‘8만 전자’에 자사주를 매입한 임원들은 총 6명으로 이들의 매수량 합계는 보통주 총 4045주, 우선주 1000주에 달한다.
금액으로 보면, 보통주 약 3억 4000만 원, 우선주 7000만원에 해당한다. 평균 매수단가는 8만 2100원에서 8만 4550원 사이다.
지난 수년간 ‘5만 전자’에 머물던 삼성전자를 ‘9만 전자’로 끌어올린 주체는 개인투자자였다.
물론 그 와중에 일찌감치 차익을 실현한 이들도 적지 않았다. 삼성전자 임원들도 그랬다.
그리고 이제 ‘10만 전자’를 머릿속에 그리며 삼성전자를 13조원 이상 매수한 개인투자자 군단이 우리 증시에 대거 포진해 있다.
삼성전자 임원들도 ‘8만 전자’ 매수 대열에 가담하며 개인투자자 군단의 ‘10만 전자’ 기대감을 더욱 굳게 만들고 있다.
회사 임원 등 내부자의 자사주 매입은 외부에 긍정적인 신호를 전달한다. 재무학에서는 이를 신호 이론(signalingtheory)이라고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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